출처 : http://www.bloter.net/archives/170547
가상화폐 ‘비트코인’이 난리입니다. 1비트코인 가격이 어느 새 1천달러를 넘어섰고, 채굴 전용 하드웨어도 나왔답니다. 비트코인이 왜 이렇게 각광받는지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덤벼보기로 했습니다.
가상화폐 ‘비트코인’이 난리입니다. 1비트코인 가격이 어느 새 1천달러를 넘어섰고, 채굴 전용 하드웨어도 나왔답니다. 비트코인이 왜 이렇게 각광받는지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덤벼보기로 했습니다.
비트코인을 얻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채굴(mining)’하는 겁니다. 비트코인은 복잡한 암호를 푸는 계산 과정을 마쳐야 발행됩니다. 이 암호의 난이도는 계속 높아집니다. 점점 발행량이 줄어들어 화폐 가치하락(인플레이션)을 방지합니다. 이 과정이 마치 금을 캐는 것 같다고 해서 채굴이라고 부릅니다.
두 번째로는 남이 채굴한 비트코인을 사는 겁니다. 제가 채굴에 도전했던 11월18일 기준으로 1비트코인 시세는 600달러 정도였습니다. 63만원 돈입니다. 지난 11월27일에는 1천달러, 우리돈으로 100만원을 넘었습니다. 아, 저는 그런 돈 없습니다. 포기합니다.
세 번째는 비트코인을 받고 물건을 파는 겁니다. 미국에는 속속 비트코인을 받는 오프라인 상점이 생긴다고 합니다. 그래서 일주일 동안 비트코인만으로 생활한 포브스 카쉬미르 힐 기자의 실험도 가능했습니다. 여기에 착안해서 물건을 내다 팔고 돈 대신 비트코인을 받으면 되겠다고 생각했는데, 저에겐 내다 팔 만한 물건도 없습니다.
한 바퀴를 돌아 결국 원점입니다. 맨손으로 채굴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일단 인터넷을 훑으며 정보부터 수집했습니다.
삽질1. 비트코인 지갑 만들기
채굴에 나서기 전에 몇 가지 준비할 것이 있습니다. 일단 비트코인을 저장할 전자지갑이 필요합니다. 저는 ‘블록체인’이라는 웹사이트에 계정을 만들었습니다. 외국 웹사이트인데 한글도 잘 지원합니다. 가입 과정은 간단합니다. ‘지갑’ 메뉴에 들어가 ‘새 지갑을 시작’하면 됩니다. e메일 주소만 있으면 간편하게 가입할 수 있습니다.
▲지갑을 만듭니다.
등록한 e메일 주소로 인증 e메일이 날아옵니다. 링크를 타고 들어가면 로그인이 됩니다.
▲텅빈 ‘내 지갑’. 가슴이 아픕니다.
드디어 ‘내 지갑’이 보입니다. 화면 오른쪽 중간 ‘계정 설정’으로 들어가서 기억하기 별명과 비밀번호를 설정합니다.
뿌듯한 마음은 잠시뿐, 텅빈 지갑에 가슴이 아려옵니다. 이제 지갑을 채워봅시다. 앞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지갑을 채우는 방법은 세 가지가 있습니다. 캐거나, 사거나, 받아야 합니다. 저는 캐보기로 했습니다.
삽질2. 채굴 풀 가입하기
비트코인을 채굴하려면 앞서 말한대로 복잡한 암호를 해독해야 합니다. 일반 PC 1대로 암호를 풀려면 5년이 걸린다고 합니다. 심지어 갈수록 더 어려워집니다. 초기에는 가능했겠지만, 지금 혼자서 비트코인을 캐낸다는 건 ‘맨손으로 땅파기’입니다.
그래서 ‘채굴 풀(mining pool)’이 생겼습니다. 채굴 풀은 비트코인 암호를 풀어내기 위해 사람들이 모인 단체입니다. 자기 컴퓨터의 계산 성능 일부를 암호 해독 과정에 보태고, 비트코인이 채굴되면 계산에 기여한 비율만큼 비트코인을 나눠받습니다. 컴퓨터 성능이 좋을수록 더 많은 비트코인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일단 채굴 풀에 가입합니다. 어느 채굴 풀에 가입해도 무관합니다. 적당한 곳을 찾아 보시기 바랍니다. 중간에 다른 곳으로 옮길 수도 있으니 부담스러워 하지 않아도 됩니다. 저는 초보가 활동하기 좋다는 ‘비트마인터’라는 풀에 가입했습니다.
▲채굴 풀 ‘비트마인터’ 초기화면입니다. 상단에 이 풀의 계산속도가 보입니다.
채굴 풀에서 제공하는 채굴 프로그램을 받아 설치하고 자기 계정에 연동합니다. 저는 업무용으로 받은 노트북에 설치했습니다. 채굴하는 데는 최신형 ATI 그래픽카드가 달린 데스크톱PC가 유리하다고 합니다만, 제 수중에는 i3 울트라북 밖에 없습니다. 외장형 그래픽카드, 그런 거 없습니다. 내장 그래픽뿐입니다. 뛰어난 목수는 연장을 탓하지 않는 법. 어찌됐든 제가 손해볼 건 없으니 일단 부딪혀 봅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채굴에 나설 준비가 끝났습니다.
삽질3. 채굴하기
▲계기판 같은 게 뭔가 멋져 보이는 채굴 프로그램입니다. CPU 4개 코어를 모두 동원했습니다.
채굴 방법은 간단합니다. ‘계산 시작’ 버튼만 누르면 끝입니다. 계산은 컴퓨터가 알아서 합니다. 제가 할 일은 며칠 내내 노트북을 켜둬도 꺼지지 않도록 전원 설정을 바꿔두는 것 뿐입니다.
일주일 동안 채굴했습니다. 중간중간 확인해야 합니다. 프로그램이 먹통이 되는 경우가 종종 생기기 때문입니다. 4박5일 채굴의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4박5일 채굴해서 0.00000063비트코인을 벌었습니다.
비트코인이 생겼습니다. 63비트코인이 아닙니다. 0.00000063비트코인, 즉 63사토시입니다. 사토시는 비트코인에서 가장 작은 단위로, 1천만분의 1 비트코인입니다. 비트코인의 창시자로 알려진 사토시 나카모토를 기리는 의미에서 그의 이름을 따온 거라고 합니다.
63사토시는 우리돈으로 0.48원 정도 됩니다. 전기요금도 안 나옵니다. USB형 비트코인 채굴기 10대를 가동한다는 네이버 블로거 문대리님은 하루 0.0045비트코인(3450원) 정도를 채굴한다고 합니다. 채굴 장비를 따로 갖추는 비용까지 고려하면 채산성을 갖추려면 제대로 덤벼야 할 듯합니다.
결론. 돈 안 돼요
일확천금이요? 네, 안 생깁니다. 이미 채굴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져서 저처럼 가볍게 발 들이면 채굴 비용도 건지기 힘든 상황입니다. 비트코인 채굴에 특화된 하드웨어를 갖춰야 겨우 해볼 만한 싸움입니다. 채굴 계산에 특화된 칩셋(ASIC)을 동원하면 승산이 있겠지만, 기기 구매 비용도 감안하셔야 합니다. 경험 삼아 해본다는 분은 말리지 않겠지만 ‘제대로 해볼까’하는 분은 미리 비용을 잘 계산해보시기 바랍니다.
요즘은 비트코인으로 돈을 벌려면 초당 수 기가해시 단위로 계산을 해야 한다고 합니다. 제 노트북이 초당 200킬로해시였으니, 5천배 이상 빨라야 한다는 소리입니다.
비트코인 채굴에 특화된 메인보드입니다. 최신형 그래픽카드를 6개나 장착할 수 있게 했습니다. CPU보다 GPU가 채굴 계산 과정에 더 효율적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전기요금.
출처 : http://www.bloter.net/archives/170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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